[취재수첩] 군민 목소리 담은 예산 설문, '참여의 물꼬' 넘어 '정교한 민심'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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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30(금) 17:03
[취재수첩] 군민 목소리 담은 예산 설문, '참여의 물꼬' 넘어 '정교한 민심' 담자
이태인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10월 30일(금) 16:35
예산은 지자체의 정책적 의지가 집약된 지도이자 군민 삶의 궤적을 좌우하는 이정표다.
그런 면에서 남해군이 '2027년도 예산편성에 바란다'는 주제로 사전 주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군민 앞에 솔직하게 투명 공개한 것은 무척 바람직하고 평가받아 마땅한 행정이다.
지방재정의 운용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집행부의 독단적인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군민의 실제 체감 수요를 미리 파악하려는 시도는 '주민참여행정'의 열린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고물가와 세수 감소 등으로 지자체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군민들이 어느 분야에 목말라하고 있는지 사전 파악해 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하려는 노력은 자치단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소중한 마중물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군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지역경제 및 일자리 창출', 그리고 '청년층 투자'라는 시대적 과제를 다시금 확인한 것 역시 의미 있는 성과다.
하지만 좋은 취지로 시작된 여론 수렴 방식이 행정의 더 큰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정밀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온라인(주민e참여 홈페이지) 중심으로 한 달간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총 155명의 군민이 참여했다. 군정 관심도를 높이고 다양한 주제를 다룬 점은 뜻깊으나, 4만여 남해군 전체의 살림살이 윤곽을 잡기에는 표본의 크기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남해군 인구 구조의 과반을 차지하는 고령층 어르신들과 지역의 뿌리 산업인 농·축·임·어업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온라인이라는 조사 방식의 벽에 가려 다소 옅어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기 접근성이 높은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는,자칫 전체 군민 여론과의 간극을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소통 행정의 시작이 '문턱을 낮추는 것'이었다면, 소통의 완성은 '다양한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내는 것'이다.
앞으로 추진될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표본의 크기를 대폭 늘리는 한편, 연령별 인구 비중과 읍·면별,직업군별 특성을 섬세하게 고려한 정교한 표본 설계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온라인 조사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마을별 방문 및 오프라인 면접 조사를 병행한다면,현장의 서늘한 민생 목소리까지 빠짐없이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군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남해군의 열린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예산 설문조사가 앞으로 더욱 정교하고 밀도 높은 수렴 과정을 거쳐, 남해군의 내실 있는 정책과 살림살이를 정합성 있게 세워나가는 든든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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