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습임대농장 주인 곽수지씨, 지난해 4월 어른의 고향인 남해로 귀촌
"큰 욕심보다는 하고 싶은 거 하며 재미있게 살고 싶다"
2025년 03월 28일(금)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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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남해에 젊은 부부가 농사를 목적으로 귀농해 정말 열심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아 제보한다는 내용의 취재 요청 전화를 받았다.
젊은 귀촌인의 경우 대부분 관광업이나 서비스업을 목적으로 귀촌하는 경우는 많지만 진정으로 농업을 목적으로 귀농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지난해 4월 어른의 고향인 남해로 귀농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제2기 2030자문단원인 곽수지 씨(38)는 생물산업기계공학(현, 스마트팜공학과)을 전공한 후, 농공학과 석사학위 취득, 다시 농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야말로 농업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진정한 농사꾼이었다.
남편 또한 기계자동화 분야를 전공한 엔지니어로 농사에 관심이 많아 함께 남해에서 공동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관광도시 남해에서 농업으로 '농사+관광+치유'라는 테마로 랜드마크 구축에 '도전'하고 있는 당찬 젊은 부부를 만나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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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청년농업인의 남해와의 인연
현재 서면 소재 청년농업인 경영실습 임대농장에서 수경재배로 상추 농사(꽃상추, 청상추, 적상추)를 짓고 있는 곽수지 씨(38)는 2024년 4월 어른의 고향인 남해로 귀촌했다.
당초 귀농 귀촌은 40대에 실현하려 했지만 남해군의 청년농업인경영실습농장 임대사업에 선정되면서 귀농이 앞당겨 졌다.
그가 현재 5살인 어린 자녀와 기계자동화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과 함께 남해로 내려온 것은 단순한 이유가 아니다.
기계자동화 전공인 남편과 함께 수경재배를 기반으로 한 6차산업으로 구현되는 식물농장 및 체험관광형 농촌테마파크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현지 농림축산식품부의 제2기 2030자문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수지씨는 어릴 때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았다. 학부생 시절 농업 시스템 자동화 연구실 연구생으로 활동하며 식물공장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박사 수료 후 식물 재배기 설계 업무 및 농업 유통 실태 조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박사 과정 마지막 논문을 작성 중이다.
곽씨는 남해로 귀촌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5살 아이가 콘크리트 문화보다는 자연을 느끼고 이해하고 성장해 주길 바라는 맘도 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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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지 중심인 남해에서 식물농장과 체험관광형 농촌테마파크를 꿈꾸다
수지 씨의 꿈은 남해에서 식물공장을 구현하고 궁극적으로는 농업체험과 관광, 그리고 치유의 기능까지 가능한 농촌형 복합테마파크를 완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물공장은 밀폐된 공간에서 태양광이 아니라 빛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곳을 말한다.
식물은 빛에 반응하는데 낮이 길어야 하는 작물의 경우 빛을 이용하면 성장을 빠르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 밀폐된 공간이다보니 기상이나 병해충에 거의 피해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수지 씨는 "남해는 아직 노지 중심이라 익숙하지 않는 농사기법이지만 지난해 식물공장도 농업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마련되었기에 앞으로 이 분야가 확대될 것 같다"면서 "남해에서 식물공장을 중심으로 농사 체험이 가능한 체험관광형 농촌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우리 가족의 최종 꿈이다.
남해는 농어업뿐 아니라 관광산업도 발달해 있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한다. 사용하지 않는 비닐하우스나 폐교, 규모있는 폐 건축물 등을 활용한다면 남해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 수지 씨는 "어느 정도 생활이 안착되면 폐교를 활용해 재배동, 수확동, 체험동, 치유동(농사를 통한 심리치유)을 운영할 계획이다"면서 "지금은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과 함께 이런 계획들을 구상하며 함께 논의해 가고 있다"고 말한다.
▲ 수경재배로 키운 상추 학교급식에 납품
수지 씨는 현재 남해에 정착단계지만 수경재배로 키운 상추를 납품하며 한걸음씩 젊은 청년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남해군에서 임대받은 서면 소재 청년경영실습농장에는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이 직접 만든 수경재배 기기가 이들의 성공을 약속하듯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지 씨는 "남해환경과 주어진 여건에 맞게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이 직접 수경재배 기기를 만들었다"면서 "직접 만든 이 기기를 통해 가족
모두가 함께 키운 상추(꽃상추, 청상추, 적상추)를 3월부터 남해군먹거리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렇지만 시작단계여서 생활은 여유롭지 않지만 남해 이곳 저곳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아이와 함께 양떼목장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노지농사도 계획하고 있다.
초양마을에 임대한 농지에 시금치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수지 씨는 "하우스나 건축물을 활용한 식물농장은 일반 노지보다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기에 현재로서는 시금치 등 노지에 농사도 지으며 다양한 작물을 시도할 계획이다"면서 "그렇지만 올해 목표는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과 협력해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작은 규모라도 전공을 살린 식물농장을 운영해 볼 생각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남해는 노지농사를 통한 수입이 높다보니 태풍의 영향을 받는 시설농사나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같다"면서 "그렇지만 향후 농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등 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춘 첨단농업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이런 면에서 남해군도 첨단농업으로 나아가는 사업들을 발굴해 육성해 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Food Startup 사업에 선정, 고사리를 활용한 밀키트 제품 개발 중
수지 씨는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어 올해 관련 상품이 출시할 예정이다.
마늘연구소가 주관한 2025년 Food Startup 사업에 선정되어 남해 특산물인 고사리를 활용한 밀키트 제품을 현재 개발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밀키트는 남해 해안도로를 돌며 구상했던 아이템이다.
이와 관련 수지 씨는 "평소 해안도로를 돌 때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없어 불편했다.
먹거리 또한 관광상품이기에 중요한 영역이라 생각했다"면서 "전국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명품 창선고사리를 활용해 밀키트 내놓을 생각이다.
올해안에 출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 남해에서 치유농업을 실현해 보고 싶다
또한 1차 생산을 넘어 가공, 체험, 관광까지 아우르는 6차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올해는 치유농업사 양성과정도 밟고 있다.
누구나 농업을 체험하고 누군가는 농업을 통해 치유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농진청에서 발급하는 치유농업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4월부터는 경상대에서 치유농업사 교육과정을 신청해 놓은 이유다.
곽씨는 "저희 부부의 목표는 안정적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며 나아가 농업이 치유의 기능까지 겸할 수 있도록 치유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면서 "생산을 넘어 가공, 체험, 관광, 그리고 치유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을 남해에서 완성해 보고싶다"고 말한다.
▲관광도시 남해에서'농사+관광+치유' 랜드마크 구축 '도전'
지난해 대략 7명의 청년농업인이 남해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3명은 어른의 농사를 이어받은 후계농이고 2명은 타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들어 온 것으로 확인된다.
서비스업을 목표로 하는 젊은 귀촌인에 비해 농업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만큼 남해에서 영농의 꿈을 키워가는 젊은 청년농업인은 적다.
청년들 사이에 농업은 아직까지 그다지 매력적인 분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삶의 목표로 삼는 젊은 농업인 부부의 당찬 최종적인 꿈은 남해에서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을 제시해 보고 싶다는 것이라고 한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농업이 전공인 곽씨와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이 그들의 전문성과 기술력으로 한걸음 한걸음 남해에서 그들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관광도시 남해에 걸맞는 '농사+체험+관광+치유'라는 기능을 장착한 랜드마크 구축이라는 그들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미 수경재배로 키운 상품을 생산중이고 남해 특산물인 고사리를 활용한 밀키트 제품이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라 부부의 꿈 실현될 날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팜공학과을 전공한 후 농공학과 석사학위 취득, 그리고 농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농업에 대한 곽씨의 열정은 일관되게 실제 농사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저 꿈이 아님을 증명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