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칼럼◁ 과연 어떤 후보자를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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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10(금) 18:04
▷시사 칼럼◁ 과연 어떤 후보자를 선택할 것인가?
2024년 04월 05일(금) 10:27
김 동 규 고려대 명예교수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여러 명의 후보자들이 출마하여 유권자들에게 각종의 공약을 제시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어떤 후보자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의 기준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후보자가 어떤 인품의 사람인가? 그리고 국가관과 국정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옛 말에 앞집 처녀도 자기 집 부엌에 들어와 봐야 알 수 있다든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의 가슴속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판단기준을 삼기도 했다. 즉 평소의 몸가짐과 말씨, 글씨이다.

그러나 말은 얼마든지 본심과 달리 교언영색(巧言令色)을 할 수 있으며 글씨도 오늘날처럼 손 글씨가 아닌 컴퓨터의 자판으로 대신하고 있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유일하게 판단의 기준이 있다면 언어와 태도이다. 언행일치(言行一致)가 안 되는 경우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는 일단 인격을 의심해야 하며 특히 거짓말을 자주하는 사람은 공인으로서는 제일 안 좋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크든 작든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다. 우리들에게 유명한 소설 <동물농장>과 <1984>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 'G. 오웰'은 "정치는 언어를 타락시켰고 타락한 언어는 정치를 부패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여기서 타락한 언어는 곧 거짓말이다. 나치 독일의 정보장교 괴벨스의 기만술, 모택동의 교묘한 허위전술, 북한 김일성의 위선과 허위는 허위의 상징으로서 결국 자신과 국가의 운명을 비극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거짓말은 곧 신용문제와 직결되므로 사업가들에게는 신용이 눈에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자본인 것이다. 개인과 개인 간의 허언(虛言)은 개인만의 파멸로 끝나지만 국가지도자의 대국민 허언은 나라를 망치게 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국민을 대표해서 나라살림을 맡아 보겠다는 사람이 허언을 하게 되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백성들의 삶이 어려워지면서 종내는 나라까지 망하게 한다.

그런데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본능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년 4월 1일을 만우절로 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고려시대에는 첫눈이 내리는 날을 만우절로 정하였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신하가 왕에게도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좋다고 하여 이러한 기본욕구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국민을 상대로 허언을 쉽게 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오로지 당선만을 생각하는 입후보자들로서는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면서 거짓말로 유혹하기 쉽다.

만약 4년 임기동안 후보자들이 공약한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지상천국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공약의 대부분은 허공에 흩날리는 가화(假花)일 뿐이다. 그러면 모든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화려한 선거공약의 실천 가능성을 유권자들은 판단해야만 한다.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하면서 근사한 공약일수록 실천가능성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래서 임기 중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는 당사자의 개인재산을 몰수한다는 것을 제도화한다면 어떨까 한다.

또한 후보자가 동향인이다, 동창이다, 친척이다 등등의 감성적인 연고에 의하여 후보자를 선택하기 쉽지만 이것은 후진국의 정치사회의 특징으로 올바른 기준이 아니다. 오로지 후보자의 과거사를 살피고 판단해야 한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높이'니 '민의(民意)에 의하여'라는 말로 자신의 잘못된 행적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그것도 허위이며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나의 한 표가 결국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여기면서 투표에 참가하는 태도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의무요 권리라고 여기면서 오는 10일의 투표장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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